- 묵었던 옛터전을 새로 이루매 풍기는 먼지라도 향기로워라 http://kg63.or.kr/


63먹방 4월탐방예정 이문설농탕집 소개
이름 : 이한식(hansick3600@hanmail.net)   작성일 : 15/03/20   조회수 : 815
이문 설농탕.

100년이 넘는 세월을 담아 한국 최고(最古)의 식당으로 알려진 '이문 설렁탕'이다. 1904년에 문을 연 것으로 알려진 이문설렁탕은 예 화신백화점

(현 종로타워)뒤쪽 이문(里門)안에 자리 잡고 있었다. 도심 뒷골목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흙벽 목조건물 설렁탕집이었다. 거대한 종로타워가 생기면서 그 모습이 생뚱맞아지긴 했진만, 옛 주막 같은 정취가 남아 있어 좋았따. 그러나 종로 뒷골목을 뒤집어엎는 개발로 인해 가게는 견지동으로 옮겨 가고 곧 철거될 목조건물만이 덩그러니 남겨져 있다.

                                                                                                                                                                                              『서울을 먹다』 중에서.​







​유로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몰랐던 사실에 감탄사를 내 밷는다. "어! 종로가 인사동?" 항상 인사동 문화거리를 찍고 집으로 돌아갔던 나는 인사동이 종로라는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전혀 관심없었다. "종로구 관훈동이 인사동문화의거리이고 종로구 견지동에 이문 설렁탕이 있구나." 네이버 지도를 열심히 쳐다본다. 책에서 본 옛 건물이 훨씬 설렁탕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특'을 주문하고 깍두기와 김치를 먹을만큼 담아놓았다. 역시 탕은 한국 최초의 패스트 푸드라더니 정말 맞나보다. 배가 고픈 행인이나 노동자들의 배를 채워야 했으니 나오는 속도가 빨라야 했을법. 큰 솥에 대량으로 만들어

데워 떠 주기만 하면 되니 이것이 패스트푸드가 아닐까? 설렁탕에 패스트푸드를 붙이 웃음이나온다. 금방 나온 뽀얀 국물위에 고기가 푸짐히 실려있다. 숟가락. 색깔이 뽀얀해서 입에 진득거림이 남을 정도로 깊은 국물이라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전혀다른 라이트하고 깔끔한 가벼움이 느껴진다.. 음..예전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감촉과 같다. 어느 설렁탕집에선 소히 진국이라 하여 식사 후 진득거림이 입에 계속 남아있는 곳도 있지만

어릴적 나의 짝퉁곰탕은 이문의 설렁탕과 감촉이 닮았다. 밥과 허파를 떠 깍두기를 올린다. 스폰지 같은 허파에 국물이 스며 특유의 향과 겹쳐진다.

그리고 깔끔한 깍두기의 맛. 말아져 나온 밥이라 뜨겁지않은 따스함이 느껴진다. 요즘 토렴한 밥을 먹기가 참 힘든데 하동관과 이문은 이를 지켜가니

감사한마음 뿐이다. 곰탕과는 다른 무게가 느껴지고 오랫동안 서울사람들이 먹었다던 설렁탕은 가벼운 느낌이구나. 이렇게 가볍게 넘어가니 을지면옥에서 냉면 한 그릇 더 할 수 있겠단 식욕이 따라 붙는다. 현대식 건물이 많은 종로와 설렁탕의 조합은 이미지 만으로도 언밸런스하다. 하지만 세상은

발전한들 입맛의 거의 같다고 생각한다. 어릴적 백투더퓨처에서 처럼 '미래'란 시대가 오면 모든 음식이 캡슐처럼 바뀌고 드래고볼에 나온 '선두'처럼

한 알을 먹으면 하루를 견디는 발전을 만들 수 도 있지만 난 절대 인간이 그렇게까지는 안된다고 장담한다. 사진을 배웠던 때 사회적으로 성공하신 분들을 많이 뵈었다. 평생 쓸 돈을 벌어놓으시고 경제적 독립을 일찌감치 하신 금전적부자들 이셨다. 난 그때 총무직을 하고 있었는데 그분들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음식은 짜장면이었다. 분명 서울은 내일도 푹 끓여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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